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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25일 일요일

눈을 감아도 - Prologue


작은 숨소리, 들이 쉬고 내쉬고하며 고요하게 울려퍼지는 숨소리와 함께 작은 심장소리가 내 몸을 타고 전해진다. 작지만 따뜻한 이 소리가 나에게 그 어떤 노랫말 보다 아름다웠고, 그 어떤 것으로도 표현하지 못할만큼 황홀하게 들렸다. 조심스럽게 감은 눈을 뜬 나는 오른손을 내 왼쪽 가슴으로 가져갔다. 손을 타고 들리는 노랫소리에 눈물이 흐르기 시작하였다. 길고 길었던 나의 고통과 내 삶의 반을 가져가 버렸던 이 소리가 지금 나에게 새로운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나는 몸을 일으켜서 침대 밑의 슬리퍼도 신지 않은채로 우두커니 섰다. 그리고 흰색 커튼을 걷어내고 창문을 열었다. 아직 밝지 않은 아침이 나의 눈에 들어왔다. 간밤에 차갑게 식어버린 공기가 내 코를 통해 내 몸 깊숙히 들어왔다.

'살아있다.'

나는 눈을 감고 오래된 추억들을 불러오기 시작하였다. 친구들과 자주하던 술래잡기 놀이를 하다가 넘어져서 무릅이 까져서는 펑펑 울기도 했고, 또래 여자아이들의 치마를 들추고는 도망다녔고 놀이공원에서 하루종일 뛰어놀아도 지치지 않았던 나의 어릴적의 모습이 눈에 그려졌다. 하지만 그런 기억도 그것이 끝이었다. 11살이 되던 해였을까? 갑작스러운 심장의 이상으로 내 삶의 반이 상이 억압되기 시작하였다. 즐겁게 뛰어놀던 이야기는 오래전 추억으로 변했고, 모든 운동과 나들이에는 제외되어야 했으며 유일하게 나에게 남은건 홀로됨과 약해져버린 내 심장을 탔하는 것 뿐이 었다.

하지만, 결국 나는 이렇게 새로운 삶을 얻게 되었다. 라는 생각을 머리속으로 되내이자, 뜨거운 눈물이 나의 볼을 타고 흘러내리기 시작하였다.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붙잡을 겨를도 없이 소리내어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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